S#3
세 번째 공간
스튜디오 뒷 편

백스테이지

황채원ㅣ사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50.8cmx50.8cm | 2020 | Pigment print


30대의 소영에게

 작가는 사진의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이다. 일상적인 것들에서 받은 영감으로 사진에 내러티브를 담아내고 자신만의 예술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작가는 뮤즈의 이야기를 청춘 개인, 그리고 서로의 관계의 영역까지 확장했고 ‘우주’라는 키워드로 표현해 세 점의 사진에 담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는 수많은 다른 ‘점’들.” 우주 속 지구가 아주 작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면 그 작은 점 속에서 발광하며 나다워지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또 다른 ‘점’이 되어 간다. 우리는 ‘나’라는 주체로 또 하나의 행성이 되어가고 행성들이 모여 ‘우주’를 구성하듯 우리들의 관계로 또 하나의 ‘우주’가 만들어진다.


이이안ㅣ애니메이션

속임수(fake)

1920x1080 | hd 단채널 영상 | 2020


20대 중후반 아라에게

 작가는 영상 위에 그림을 그리는 로토스코프 기법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시뮬라크르’라는 큰 주제로 ‘실재(實在)’와 ‘가상’ 사이의 접점을 제시한다. 우린 실재를 보고 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작가는 뮤즈에게 받은 영감과 시뮬라크르의 철학을 작품에 함께 녹여냈다. 뮤즈의 이면에서 느껴지는 어떤 감정, 관계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이들의 내면의 모습까지 한 화면에 담는다. 작가의 작품에선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작용)의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즈음이면 우린 실재를 구분 할 수 있을까?


장시재(DEBYAN)ㅣ입체

A human being in gray 
300x1400x300 | 2018 | 테이프


30대의 소영에게

 작가는 다양한 물질들을 이용해 자신의 내면을 가시화할 수 있는 오브제들을 제작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압축 시켜 그 작품을 제작한 그의 ‘시간’을 다시 전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물질과 방법들을 연구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형태와 질감들로 표현되는 작가의 작품은 세밀하고 정교하기도 하고 거대하고 웅장하기도 하다.

 작가는 뮤즈의 이야기를 듣고 뮤즈와 청춘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도시 속 나는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색을 볼 수 있는 건 안고 있는 '나' 였고 그 안에서 다시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것을 다시 보며 안고 있는 것이 나인지 아닌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나와 도시에 의해 변해가는 색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의심에 충돌 그리고 서로에게 뒤틀리고 섞이며 ‘하나’이면서 ‘둘’이 되었다.”


베리킴ㅣ일러스트

베릴린 ‘BERRYLIN’  200cm x 140cm | 2019 | diasec

베릴린 ‘BERRYLIN’  400cm x 250cm | 2019 | acrylic on wood

베릴리너 'BERRYLINER’  120cm x 180cm | 2019 | acrylic on wood, acryl


20대 초반의 소미에게

 지구가 아닌 우주 속 어느 행성 ‘베리랜드’에서 본인만의 시각으로 살고있는 베리킴 작가는 잠깐 지구에서 머물며 지구인들의 행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발칙한 통찰력으로 그것들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수만가지 다양한 색들과 독특한 형태로 “행복에 대한 기준은 정해져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그만의 작품 세계이다.

 작가는 뮤즈가 명랑한 소녀이지만, 세상 앞에서 때로는 자신을 작게 느끼고 우울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청춘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젊음’ 그 자체가 빛나고 아름다운 건데 왜 즐기지 못했는지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작가는 뮤즈와 관객 모두가, 무언가를 조금씩 이뤄내면서도 때로는 자기 본능대로 신나게 놀고 청춘을 제대로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베릴린(BERRYLIN)’을 제작했다. “오늘 세상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곳에서 사람들과 놀고 즐기며 행복한 자아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윤영률ㅣ연극(음향)

아, 라는 무대에서 아, 라는 잡음을 뱉지

라디오, 희곡, 음향 | 2020


20대 중후반의 아라에게

 “하루를 마치고 늘어져만 가는 길 위에 4차선으로 생각들이 교차된다. 진실 속에 진실만이, 거짓 속에 거짓만이 들어가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당신의 조소 뒤에 숨겨진 따스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 텐데. 당신이 주는 한 줌 희망 속 가려진 비아냥을 계산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왜 이리도 진실 속에 터무니없는 거짓이 들어가고 거짓 속에 올곧은 진실 한 줄기가 드는지. 아직은 더 의심해보기 위해 스스로 쓰고 서본다.”

 작가는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인 뮤즈와 함께 작업을 완성했다. 뮤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세 가지 독립된 단편을 구성했는데, 이는 단순히 뮤즈를 위한 작품이기 보다는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 모두에게 건네는 '우리의 잡음'이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세 작품 모두 ‘상실’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인물들은 쉽사리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지 않는다. 작품을 관람한 후 뮤즈의 이름으로 적힌 제목이 다음과 같이 전해지길 바란다. “아, 나는 무대에서 아, 나는 잡음을 뱉지.”


지원ㅣ미디어아트

Grain of the Breath
100 x 30 x 200cm | 2020 | 혼합매체


20대 초반의 소미에게

 작가는 ‘자신’이라는 작품 세계관에서 더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이번 〈숨결: Grain of the Breath〉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다양한 관계 속 부정적인 부분에 얽매였던 자신을 벗어나, 나를 이루고 있던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돌아보며 발전된 삶을 기도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관객은 ‘숨’을 뜻하는 평면 작품을 통해, 아프고 답답한 시련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꽃을 괴롭히는 차디찬 빗방울은 결국엔 꽃을 틔우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나를 보호하는 줄만 알았던 붕대가 나를 조여오는 듯 하지만 이내 나를 단단하게 하는 요소로 변한다.

 뒤 이어 평면 작품 ‘결’은 그래픽의 흐름 안에서 설치 작품 ‘결’과 하나를 이루며 ‘숨결’이라는 또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 한다. 홀로 꽃을 틔우는 줄로만 알았던 자신에게 흙, 공기, 햇빛 등, 나와는 전혀 다른 형태지만 서로에게 무한한 도움과 의지를 주는 존재가 있었음을 상기 시켜준다. 이는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다양한 관객이 ‘공감’을 통해 서로에게 위로와 쉼이 되어주며 그 안에서 무한한 에너지와 긍정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작품 〈숨결: Grain of the Breath〉의 두 가지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관계 속 아픈 기억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며, 그 여정에 홀로 아파하는 게 아닌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긍정의 관계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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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청춘의 초상